스타트업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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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몇 %에 속하나요?


경제학자 제러미 리프킨은 “인류 역사는 0.1%의 창의적인 인간과 0.9%의 통찰력을 가진 인간이 만든 결과물이다”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99%를 ‘잉여인간’일 뿐이라고도 했습니다. 이 얘기는 ‘시골의사 박경철’의 강연으로도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이곳에 오직 0.1%의 CEO만을 위해 0.9%의 통찰력을 가진 변리사들이 준비한 칼럼을 모아두었습니다. 성장과 성공을 위한 올바른 방향을 안내합니다.

[벤처스퀘어] 특허가 정부지원사업(R&D, 창업, 사업화 지원 등)에 도움이 될까?

이 글은 김성현 대표 변리사가 벤처스퀘어에 기고한 글입니다.




"다음 달에 팁스(TIPS) 신청을 준비하고 있는데 그전에 특허를 하나 내려고 합니다"


초기 스타트업과 상담할 때면 단골로 등장하는 멘트이다. 연구개발(R&D)부터 예비창업패키지, 창업성공패키지 등 각종 창업지원, 사업화 지원사업 등이 공고되는 연초에는 그 빈도는 더욱 높아진다. 그런데 이런 사업 신청을 준비하면서 특허는 왜 내려고 하는 것일까? OOO 사업처럼 선정 평가표에 특허 항목이 가점으로 명시된 경우라면 당연히 특허를 내는 것이 맞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도 특허가 과연 도움이 될까?


인터넷에 검색해 보면 많은 변리사들 또는 스스로를 창업 컨설턴트나 멘토라고 칭하는 사람들이 "정부지원사업에 특허가 중요하다", "정부지원사업 합격의 필수조건이다", "정부지원사업에 특허 없이 합격한 사례는 없다"라고 말하는 경우를 본다. 이 같은 사업에 합격해 본 경험이 있는 선배 창업자들의 얘기도 같은 맥락이다. 그런데 과연 믿을만한 것인지. 자신의 서비스를 팔기 위해서 하는 소리는 아닐까라는 의심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필자의 평가위원 경험을 토대로 답을 내려 보면 Yes이기도 하고 No이기도 하다. 정부지원사업 평가위원들의 배경과 소속은 매우 다양하다. R&D 사업의 경우 대학교 일선에 계시는 교수님들이나 산업계에 계신 임원분들이 많이 참석한다. 그리고 창업지원이나 사업화 지원의 경우 교수님들보다는 상대적으로 액셀러레이터, 벤처캐피탈,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 지원 육성 기관 쪽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이 다수 참석한다. 필자 같은 변리사들도 통상 1명씩은 꼭 섭외되는 편이다. 사업비를 검토해야 하는 경우라면 회계사도 왔던 듯하다. 사업의 유형별로 평가 방식이나 관점이 다르다는 점을 알아 두어야 한다.


R&D 과제를 평가할 때 보면, 변리사는 가만히 있는데 도리어 교수님들이 먼저 특허 여부에 대해서 평가하거나 질의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이 같은 상황은 대부분 기술개발의 최종 목표 달성이 의심스러운 경우일 때이다. 선행연구를 비롯해서 기존의 다른 연구개발 과제를 통해서 특허를 확보한 경험이 있는지, 또는 평가대상 과제와 관련해서 특허 확보 전략을 어느 정도 수준까지 구체적으로 설명하는지에 따라 간접적으로 그곳의 연구개발 역량이 티 나기 때문이다. 이쯤 되면 R&D 과제에 있어서 특허는 필요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여담이지만 필자는 개발 기술의 독창성, 차별성이나 기술개발 내용에 대한 평가는 교수님들에게 맡겨두고, 기술개발 최종 목표의 주요 성능지표나 평가방법, 사업화 목표나 계획 등에 대해서 주로 검토하는 편이다.


창업지원이나 사업화 지원사업의 경우에는 예선(서류 심사)과 본선(발표 심사)이 나누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이들 사업은 R&D 과제에 비해서 경쟁률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인지 예선에서는 소위 성의 유무가 평가 결과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사업계획서 한 곳당 평가에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이 10여분도 채 안 되는 경우가 다반사기 때문이다. 이런 사업들에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비공식적 정성 평가요인으로 작용하는 듯하다. 특허가 있다면 창업 아이템에 대한 태도가 사뭇 진지하고, 준비하고 있는 아이템의 개발이나 구현 수준도 (아무것도 없는 팀이나 기업 대비해서) 상대적으로는 괜찮고, 결국 전반적으로 목표 과제 달성과 실현가능성이 높으리라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선이라면 사업화 실적 예상치가 더욱 중요해진다.


팁스 같은 사업은 R&D와 사업화의 성격을 모두 가지고 있기 때문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1~2억 원의 시드 투자를 받은 기업들끼리의 경쟁이기 때문에 더욱 꼼꼼한 준비가 요구된다. 운영사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는 시장성보다는 기술성 측면에 집중하는 것이 전략적이라고 하겠다. 사업계획의 마일스톤에 언제 어떤 내용의 특허를 받을 것이라는 목표를 선언해 보자. 평가위원에게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을 것이리라. 최대 15억 원의 매칭이 가능한 딥테크 팁스라면 특허가 가지는 상징이나 영향력은 더욱 커지는 듯하다. 시스템 반도체, 바이오 헬스, 로봇, 빅데이터, AI, 양자기술 등의 초격차 분야를 하겠다면서 보유 특허가 전무하거나 특허 확보 계획이 뚜렷하지 않다면, 그것은 평가위원의 기대와는 너무도 다른 모습이 아닐까.


마지막으로 꼭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 특허를 미리 냈다고 해서 정부지원사업에 무조건 유리할 거라고 생각하지는 말자. 그리고 오직 정부지원사업만을 목적으로 특허를 내지도 말자. 사업의 목표 달성에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에 특허를 내자. 정부지원사업도 그렇고 특허도 마찬가지로 결국 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한 과정이고 수단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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