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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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 제러미 리프킨은 “인류 역사는 0.1%의 창의적인 인간과 0.9%의 통찰력을 가진 인간이 만든 결과물이다”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99%를 ‘잉여인간’일 뿐이라고도 했습니다. 이 얘기는 ‘시골의사 박경철’의 강연으로도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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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을 도둑맞다. 알고케어 사건 심층 분석

이 글은 이동환 대표 변리사가 벤처스퀘어에 기고한 글입니다.





최근 스타트업 씬(scene)에서 주목을 받는 사건이 있다. 수백억 규모의 시리즈 C 투자 유치? 스타트업 M&A 이슈? 아니다. 바로 아이디어 도용 및 기술 탈취에 관한 것이다. 등장인물은 헬스케어 스타트업인 ‘알고케어’와 롯데그룹이 작년 설립한 ‘롯데헬스케어’이고, 메인 무대는 기술 혁신의 상징인 ‘CES 2023 박람회’다.


알고케어 대표가 온라인에 게시한 게시물 내용을 바탕으로 사건을 정리하면 이렇다.

  • 2021년 9월 롯데헬스케어는 투자 및 사업협력을 명목으로 롯데벤처스와 함께 알고케어에 접촉하여, 알고케어가 개발 중이던 ‘영양제 디스펜서’ 정보 및 사업전략 정보(IR 피칭 발표: 카트리지 방식 원리, 기기 형태, 차별성 포함)를 획득하였다. NDA를 체결하려고 하였으나 롯데헬스케어 법인이 설립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결하지 못했다.
  • 2021년 10월 롯데헬스케어는 기존 ‘제품 개발 의도가 없다’에서 ‘알고케어에 라이선스 피(fee)를 줄 테니 자체 런칭할 제품을 만들겠다’로 입장을 바꾸었고, 알고케어의 사업을 방해하려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하였다.
  • 2021년 10월 25일 양측은 사업 협의를 멈추었다.
  • 2021년 10월 27일 롯데헬스케어 직원이 알고케어의 동의 없이 알고케어가 제공한 사진을 사용해서 알고케어의 사업모델에 규제 문제가 없는지 등을 국민신문고에 질의하는 내용을 올렸다. 롯데헬스케어는 알고케어의 항의에 대해 알고케어의 카트리지 방식과 다르게 외국의 디스펜서 모델(Hero)을 생각하고 있을 뿐이라고 설명하였다.
  • 2022년 2월 알고케어는 파트너사로부터 “롯데에서 알고케어랑 논의가 안 되면 자신들이 만들면 된다“라는 식으로 이야기하고 있으니 주의하라는 전화를 받았다.
  • 2022년 5월 롯데헬스케어는 ‘개인맞춤 건강기능식품 서비스’를 언론에 발표하였고, 알고케어가 항의하자 알고케어로부터 힌트를 얻은 것은 맞다고 하면서도 자신들이 몇 년 전에 생각했던 사업모델이라고 하고, 비즈니스에서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다고 설명하였다.
  • 2023년 1월 ‘CES 2023 박람회’에서 롯데헬스케어는 알고케어와 유사한 카트리지 방식의 영양제 디스펜서 ’캐즐(Cazzle)’을 홍보하였고, 관람객들이 알고케어 부스에 와서 “롯데에서 하는 거랑 똑같은 거죠?”라고 물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롯데헬스케어는 “알고케어와 투자 논의가 종료된 이후 사업 방향에 맞는 자체 디스펜서를 제작하기로 했고, 시중 약국에서 사용하는 ‘전자동 정제분류 및 포장시스템 기계’를 참고해 제작했다”고 정면 반박했다.


누구의 말이 진실일까? 사실관계와 공개된 자료를 가지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좀 더 살펴보자.


그림 1. 알고케어 공개 비교자료


일단 위 비교자료를 보았을 때 ① 영양제를 담아 바꿔 끼우게 되어 있는 여러 개의 용기를 사용한다는 점, ② 각 용기가 상하 방향으로 삽입/분리된다는 점, ③ 용기는 전체적으로 원통 형상으로서 장착부위 일측에 돌기가 형성되어 있다는 점, ④ 디스펜서에 마련된 슬롯에 돌기를 맞추어 용기를 삽입해야 한다는 점, ⑤ 용기 바닥면에 모터 기어부, 토출구 및 용기 식별용 칩이 배치된다는 점 등이 거의 동일한 것으로 판단된다.


롯데헬스케어 측이 ‘캐즐’ 제작 시 참고하였다는 ‘전자동 정제분류 및 포장시스템 기계’는 무엇일까? 전자동 정제분류 및 포장시스템(ATDPS)은 병원과 약국 간 전산시스템을 연동하여 자동으로 의약품을 분류·분배·포장하는 기계이다. 코스닥 상장기업 ‘제이브이엠’이 국내 시장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그림 2. 제이브이엠 ATDPS 소개 카탈로그


위 ‘제이브이엠’의 카탈로그를 참고하면, 의약품을 담아 끼우는 용기가 여러 개 사용되고, 용기 바닥면에 모터 기어부, 토출구 및 용기 식별용 칩이 배치된다는 점은 확인되지만, 박스 형상의 용기를 전후 방향으로 서랍처럼 삽입/분리시키는 구조이고, 그러한 이유로 돌기 구성이 굳이 필요 없다는 것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알고케어와 롯데헬스케어의 디스펜서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용기 삽입/분리 방식 및 돌기 구성 특징은 도대체 어디에서 나온 것인가?


물론 롯데헬스케어가 다른 ATDPS를 참고하였을 수 있다. 하지만 롯데헬스케어가 알고케어에게 투자 및 사업협력 명목으로 접근한 사실, 그 과정에서 IR 피칭 발표를 통해 알고케어의 사업전략 및 핵심정보를 알게 된 사실, NDA 체결을 석연치 않은 이유로 거절한 정황, 알고케어가 공개한 녹음파일에서 확인되는 롯데헬스케어 임원의 발언(특히 알고케어로부터 힌트를 얻은 것은 맞다고 인정하는 부분 등), 롯데헬스케어 직원이 알고케어의 동의 없이 알고케어 자료를 사용해서 국민신문고에 질의한 사실, 일반적인 ATDPS에서 확인되지 않는 특징들이 알고케어와 롯데헬스케어의 디스펜서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 있는 점을 고려해 보면, 롯데헬스케어의 반박이 궁색하게 들린다.


알고케어는 공정거래법과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으로 판단해 법적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중소벤처기업부도 조사에 나섰다는 소식이다. 공정거래법에서는 제45조 제1항 제8호의 불공정거래행위, 부정경쟁방지법에서는 제2조 제1호 차목의 부정경쟁행위가 문제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위 부정경쟁행위가 고의적인 것으로 인정되면 손해액의 최대 3배 범위 내에서 배상액을 정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적용될 수 있다. 한편 알고케어는 2건의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모두 2021년 12월경 공개되었다. 롯데헬스케어는 ‘캐즐’ 준비 과정에서 알고케어의 특허를 회피하여 설계하였을 수 있다.


알고케어 대표는 국내 탑 로펌 출신 변호사이다. 상대방도 당연히 이를 알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의 기술 탈취로 의심되는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핵심기술을 타인에게 공개하기 전에는 반드시 대책을 세워야 한다. 필자는 벤처스퀘어에 기술이전, 공동연구 개발 이전에 핵심기술 보호부터 준비하라는 글을 기고한 바 있다. 부디 다시 한번 읽어 보기를 바란다. 또한 알고케어 분쟁이 조속히 해결되기를 바라며 이 사건을 발판 삼아 앞날에 성장과 발전만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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