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김성현 대표 변리사가 AI타임스에 기고한 글입니다.
최근 기술특례상장을 들여다보면 바이오 기업보다 AI 기업의 상장 추세가 늘고 있다. 솔트룩스부터 마인즈랩, 씨이랩, 제이엘케이, 뷰노, 루닛, 라이프시맨틱스 등 AI 종합 플랫폼, 의료 영상 AI, 음성 인식 AI 등 사업 모델도 다양해지고 있다. 이들 AI 기업의 특징 중 하나로 높은 기술평가 등급을 받는다는 점이 있다. 단편적인 예로 루닛의 경우 기술성 평가에서 AA-AA 등급을 획득했다. 최근 3년 사이 AA 등급을 받아낸 바이오 기업은 천랩과 큐라클 두 곳 정도에 불과하다. AI 기술이 가진 성장 잠재력에 대한 평가가 후했던 것이다.
그러나 어쩌면 이 같은 평가 기조는 올해부터 변화할 수 있다. 2023년부터는 파일럿 테스트까지 마친 표준 기술평가 모델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표준 기술평가 모델은 중복 상충되는 평가항목을 정리하면서 평가항목을 새롭게 개편한 것 외에도 산업이나 기술 특성을 고려한 모듈형 평가지표를 도입했다는 특징이 있다. 표준 기술평가 모델에서는 핵심 성공 요인을 반영한 산업별 평가지표와 기술별 평가지표를 적용하게 된다.
이중 AI 기업과 관련된 직접적인 변화는 기술별 평가지표이다. 기술별 평가지표는 AI/빅데이터, 실감형 콘텐츠, 이차전지/ESS, 청정에너지 등 4개의 분류로 나뉜다. 한국거래소는 기술 측면에 대한 심화된 평가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시 선택적으로 활용하도록 가이드하고 있다. 올해부터 신규 도입한 평가지표이기에 전문 평가기관은 자의 반 타의 반 적극적으로 적용하리라 예상한다.
따라서 올해부터 상장을 준비하는 AI 기업은 AI 기술 평가지표를 유의해야 한다. 한국거래소에서 제시한 주요 특징적 평가지표는 인공지능 알고리즘 경쟁력, 데이터 저장/처리/분석 기술의 차별성, 컴퓨팅 인프라 확보 수준 등이다. 공개된 평가지표의 수가 많지도 않거니와 그 의미도 다소 불명확해 보인다. 무(無)에서 만들어진 지표는 아닐 것이기에 표준 기술평가 모델의 개발 소스에 해당하는 기존의 평가 사례를 통해서 이를 유추해 보려 한다.
첫 번째 사례는 루닛이다. 루닛은 앞서 말한 것처럼 헬스케어 기업 최초로 AA-AA 등급을 받아냈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한다. 대표 제품인 루닛 인사이트의 알고리즘은 글로벌 선도 제품인 DeepHealth와 ScreenPoint의 알고리즘과 비교했을 때 더 높은 민감도, 더 낮은 위음성률, 더 높은 정확도 성능을 나타냈다. 이 같은 성능 비교 결과는 국 암 학술지인 JAMA Oncology를 통해서 발표되었다. 루닛 스코프의 경우 글로벌 1위 액체생검 회사인 가던트헬스의 최초 투자와 협력 프로젝트를 이끌어냈다.
루닛은 이외에도 기술의 신뢰성이나 자립도와 관련된 다양한 근거들을 제시했다. 예를 들면, GE가 엑스레이 분야에서 세계 최초로 선택한 회사라는 점 그리고 다양한 SI 투자자를 보유하고 있는 점은 신뢰성 확보에 큰 도움을 주었다. CVPR, ECCV, MICCAI 등과 같은 탑티어 컴퓨터 비전/인공지능 학회와 학술지에서 발표한 실적, 각종 국제 AI 대회에서 거둔 최상위권 성적들은 루닛이 가진 자체 개발 능력을 증명해 주었다. CB인사이트나 포브스, BBC 등 해외 미디어에서 다양한 주목을 받은 것도 평가의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만들었다.
다음 사례는 AA-A 등급을 받고 루닛과 비슷한 시에 상장한 코난테크놀로지이다. 코난테크놀로지는 AI 강화 검색/챗봇/분석(Text), AI 기반 영상/음성 처리(Video) 제품군을 공급한다. 코난테크놀로지는 설립 초기부터 20여 년 동안 비정형 데이터 분석 기술 노하우를 축적한 회사라고 스스로를 정의했다. 그리고 자체 개발한 기술들을 오픈소스와 대비해서 그 비교 우위를 증명하는 방법을 택했다. 코난테크놀로지는 자체 개발한 디스크 기반 벡터 검색 방식의 검색 기술이 오픈소스 검색 엔진인 Elasticsearch 대비 색인 소요 시간이 13.2배 감소함을 데이터로 제시했다. 또한, 분석 기술의 경우 오픈소스 형태소 분석 엔진인 MeCab 대비 3% 더 정확하고, 5.6배 더 빠르다는 자체 실험 데이터를 제시했다.
더불어 코난테크놀로지의 AI 기술이 엔터테인먼트, 자율비행, 디지털트윈, 항공우주, 메타버스, 국방, UAM/드론, 로봇 등 다양한 전방 시장에 확장 가능하다는 것도 강조했다. 코난테크놀로지의 오랜 업력에 의해서 확보한 2,500여 개의 다양한 업종과 10년 이상의 장기 고객사 Pool은 판매처 확보 수준, 제품/서비스의 시장 점유 수준, 우수성 등과 같은 각종 시장성 지표의 근거로 활약했다.
여기까지 비교적 최근에 기술특례상장에 성공한 AI 기업 두 곳의 사례를 알아보았다. 종합해 보면 이들은 글로벌 선도 기업의 경쟁 제품 또는 국내외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경쟁 모델과의 비교 테스트 결과를 승부수로 내세우면서 기술의 경쟁우위와 차별성을 전달하고 설득하고자 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기술의 신뢰성, 확장성, 시장성과 관련해서 측정 가능한 항목들은 되도록 객관적인 지표를 통해서 증명하려고 노력하였다. 표준 기술평가 모델에서 다루는 각종 평가지표들의 의미가 이들이 집중한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올해부터 상장을 준비하는 AI 기업이 전문 평가기관이나 한국거래소의 눈높이를 맞추려면 동일한 수준의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이 글은 김성현 대표 변리사가 AI타임스에 기고한 글입니다.
최근 기술특례상장을 들여다보면 바이오 기업보다 AI 기업의 상장 추세가 늘고 있다. 솔트룩스부터 마인즈랩, 씨이랩, 제이엘케이, 뷰노, 루닛, 라이프시맨틱스 등 AI 종합 플랫폼, 의료 영상 AI, 음성 인식 AI 등 사업 모델도 다양해지고 있다. 이들 AI 기업의 특징 중 하나로 높은 기술평가 등급을 받는다는 점이 있다. 단편적인 예로 루닛의 경우 기술성 평가에서 AA-AA 등급을 획득했다. 최근 3년 사이 AA 등급을 받아낸 바이오 기업은 천랩과 큐라클 두 곳 정도에 불과하다. AI 기술이 가진 성장 잠재력에 대한 평가가 후했던 것이다.
그러나 어쩌면 이 같은 평가 기조는 올해부터 변화할 수 있다. 2023년부터는 파일럿 테스트까지 마친 표준 기술평가 모델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표준 기술평가 모델은 중복 상충되는 평가항목을 정리하면서 평가항목을 새롭게 개편한 것 외에도 산업이나 기술 특성을 고려한 모듈형 평가지표를 도입했다는 특징이 있다. 표준 기술평가 모델에서는 핵심 성공 요인을 반영한 산업별 평가지표와 기술별 평가지표를 적용하게 된다.
이중 AI 기업과 관련된 직접적인 변화는 기술별 평가지표이다. 기술별 평가지표는 AI/빅데이터, 실감형 콘텐츠, 이차전지/ESS, 청정에너지 등 4개의 분류로 나뉜다. 한국거래소는 기술 측면에 대한 심화된 평가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시 선택적으로 활용하도록 가이드하고 있다. 올해부터 신규 도입한 평가지표이기에 전문 평가기관은 자의 반 타의 반 적극적으로 적용하리라 예상한다.
따라서 올해부터 상장을 준비하는 AI 기업은 AI 기술 평가지표를 유의해야 한다. 한국거래소에서 제시한 주요 특징적 평가지표는 인공지능 알고리즘 경쟁력, 데이터 저장/처리/분석 기술의 차별성, 컴퓨팅 인프라 확보 수준 등이다. 공개된 평가지표의 수가 많지도 않거니와 그 의미도 다소 불명확해 보인다. 무(無)에서 만들어진 지표는 아닐 것이기에 표준 기술평가 모델의 개발 소스에 해당하는 기존의 평가 사례를 통해서 이를 유추해 보려 한다.
첫 번째 사례는 루닛이다. 루닛은 앞서 말한 것처럼 헬스케어 기업 최초로 AA-AA 등급을 받아냈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한다. 대표 제품인 루닛 인사이트의 알고리즘은 글로벌 선도 제품인 DeepHealth와 ScreenPoint의 알고리즘과 비교했을 때 더 높은 민감도, 더 낮은 위음성률, 더 높은 정확도 성능을 나타냈다. 이 같은 성능 비교 결과는 국 암 학술지인 JAMA Oncology를 통해서 발표되었다. 루닛 스코프의 경우 글로벌 1위 액체생검 회사인 가던트헬스의 최초 투자와 협력 프로젝트를 이끌어냈다.
루닛은 이외에도 기술의 신뢰성이나 자립도와 관련된 다양한 근거들을 제시했다. 예를 들면, GE가 엑스레이 분야에서 세계 최초로 선택한 회사라는 점 그리고 다양한 SI 투자자를 보유하고 있는 점은 신뢰성 확보에 큰 도움을 주었다. CVPR, ECCV, MICCAI 등과 같은 탑티어 컴퓨터 비전/인공지능 학회와 학술지에서 발표한 실적, 각종 국제 AI 대회에서 거둔 최상위권 성적들은 루닛이 가진 자체 개발 능력을 증명해 주었다. CB인사이트나 포브스, BBC 등 해외 미디어에서 다양한 주목을 받은 것도 평가의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만들었다.
다음 사례는 AA-A 등급을 받고 루닛과 비슷한 시에 상장한 코난테크놀로지이다. 코난테크놀로지는 AI 강화 검색/챗봇/분석(Text), AI 기반 영상/음성 처리(Video) 제품군을 공급한다. 코난테크놀로지는 설립 초기부터 20여 년 동안 비정형 데이터 분석 기술 노하우를 축적한 회사라고 스스로를 정의했다. 그리고 자체 개발한 기술들을 오픈소스와 대비해서 그 비교 우위를 증명하는 방법을 택했다. 코난테크놀로지는 자체 개발한 디스크 기반 벡터 검색 방식의 검색 기술이 오픈소스 검색 엔진인 Elasticsearch 대비 색인 소요 시간이 13.2배 감소함을 데이터로 제시했다. 또한, 분석 기술의 경우 오픈소스 형태소 분석 엔진인 MeCab 대비 3% 더 정확하고, 5.6배 더 빠르다는 자체 실험 데이터를 제시했다.
더불어 코난테크놀로지의 AI 기술이 엔터테인먼트, 자율비행, 디지털트윈, 항공우주, 메타버스, 국방, UAM/드론, 로봇 등 다양한 전방 시장에 확장 가능하다는 것도 강조했다. 코난테크놀로지의 오랜 업력에 의해서 확보한 2,500여 개의 다양한 업종과 10년 이상의 장기 고객사 Pool은 판매처 확보 수준, 제품/서비스의 시장 점유 수준, 우수성 등과 같은 각종 시장성 지표의 근거로 활약했다.
여기까지 비교적 최근에 기술특례상장에 성공한 AI 기업 두 곳의 사례를 알아보았다. 종합해 보면 이들은 글로벌 선도 기업의 경쟁 제품 또는 국내외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경쟁 모델과의 비교 테스트 결과를 승부수로 내세우면서 기술의 경쟁우위와 차별성을 전달하고 설득하고자 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기술의 신뢰성, 확장성, 시장성과 관련해서 측정 가능한 항목들은 되도록 객관적인 지표를 통해서 증명하려고 노력하였다. 표준 기술평가 모델에서 다루는 각종 평가지표들의 의미가 이들이 집중한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올해부터 상장을 준비하는 AI 기업이 전문 평가기관이나 한국거래소의 눈높이를 맞추려면 동일한 수준의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